이웃집 집들이: 네 번째 집
아이와 나의 행복이 공존하는 정갈한 공간,
단정하고 미니멀한 헤이두(hejdoodoo)님의 집들이
이웃집 집들이 주인공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12년 차 제품 디자이너이자, 심플하고 균형 잡힌 삶을 꿈꾸는 워킹맘, 네 살 시열이의 엄마 헤이두(@hejdoodoo)입니다. 미니멀 살림 & 육아를 주제로 한 유튜브 헤이두 채널을 통해 저만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기도 해요. 닉네임의 헤이(Hej)는 스웨덴의 안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스웨덴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던 시절 그곳의 실용적이고 심플한 라이프스타일과 디자인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IKEA라는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때부터인 것 같아요.
Q. 헤이두님이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결혼하고부터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결혼 후 분가해서 물건을 비우고, 정리 정돈을 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 후로 미니멀하고 깔끔한 집이 온전한 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심플한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노력한 것 같아요. 육아휴직이 끝나고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더욱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되기도 했어요. 워킹맘, 육아맘들의 1분 1초는 너무 소중하잖아요. 평일에 출근을 하면 매일 청소를 하는 게 힘들거든요. 대신 집을 단정하게 유지하는 저만의 습관들과 반복적으로 하는 정리 루틴을 지키고 있습니다.
Q.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루틴 덕분인지, 아이 키우는 집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된 거실이 눈에 띄어요.
아이가 생기면 다들 인테리어 포기한다고들 하시잖아요. 저는 아이가 있어도 모든 가족 구성원이 만족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집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거실 창가 주변으로 책상과 장난감 교구들을 배치해 시열이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고,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소파와 작은 사이드 테이블도 배치해서 모두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Q. 이런 깔끔한 거실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정돈된 집을 5분 안에 전쟁터로 만들어 놓는 아이를 따라다니며 청소하면 모든 에너지를 다 빼앗기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평일 저녁 시간에는 청소나 다른 집안일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잠들기 전에 가지고 논 장난감을 함께 정리하는 시간을 갖곤 해요. 이렇게 평일에는 너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육아와 살림을 하고, 대신 주말에 하루를 정해 더 꼼꼼하게 청소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집안일에 버거움을 느끼지 않으려면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기보다 좀 더 가볍게 그리고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거실 외에, 미니멀 라이프 철학이 잘 구현된 공간은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주방이 아닐까 생각해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물건 사용 빈도수와 동선을 고려해서 수납하고 있어요. 자주 사용하는 주방용품을 손에 잘 닿는 위치에 정리해 놓으면, 불필요한 에너지와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거든요. 저는 다용도실 선반에 끼워 사용하는 OBSERVATÖR 옵세르바퇴르를 장착해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싱크대 하부에도 VARIERA 바리에라를 설치해서 비닐봉지처럼 작은 물품들을 깔끔하게 수납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틈새 하나도 놓치지 않고 수납에 활용했기에 많은 주방도구와 식기를 보관하면서도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아이방과 서재가 함께 있는 방 구조가 이색적인 것 같아요.
낮 시간이나 주말에는 남편의 서재로 활용하고 밤에는 아이의 침실로 활용하는 공간이에요. 공간 자체가 넓은 편이 아니라 물건을 너무 늘리지 않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남편은 자기 계발하는 것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기 때문에 책장을 마련해 두었는데, TJENA 셰나를 활용해 책이나 서류가 복잡해 보이지 않도록 깨끗하게 정돈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고 싶어서 아이 침대는 길이 조절이 가능한 SUNDVIK 순드비크를 선택했고요. 시열이의 키가 자라도 그에 맞춰서 오래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Q. 엄마가 아닌 헤이두 님의 삶도 궁금해요!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땐 주로 어떤 일들을 하시나요?
주말 중 하루는 남편과 아이가 긴 시간 동안 외출을 하곤 해요. 보통 집 안 청소와 정리 정돈을 하곤 합니다. 예전엔 제가 청소와 정리를 좋아하는 이유를 몰랐는데 청소와 정리처럼 내가 노력한 만큼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는 게 없더라고요. 청소와 정리는 내가 시간을 들인 만큼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서 좋아요. 청소 외에도 혼자만의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침실에 저만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아담한 사이즈의 LILLÅSEN 릴로센 책상을 두고, 이곳에 앉아 마음 편안하게 저만의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대단히 세련되고 멋진 공간은 아니지만, 가족들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 외에 온전히 나를 위한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Q. 아이의 행복과 함께 스스로의 행복도 존중하는 모습이 멋져 보여요! 침실을 더 행복한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고민하고 계신 부분들이 있나요?
아이가 커서 분리 수면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침실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보고 싶습니다. 출산을 하고 남편과 여유롭게 영화 봤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침대 맞은편에 빔을 설치해서 잠들기 전까지 영화를 보며 잠들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을 많은 분들께 조언 한마디 부탁드려요.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들조차 물건을 덜 갖고 있을 때 그것들에게 더 특별함과 소중함을 느끼고 소유한 물건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해요. 중복되는 물건과 아이가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은 장난감들, 작아져서 못 입는 옷 등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정기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정리하다 보면 이렇게 쓸데없는 물건이 내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실 거예요. 아이 키우는 집이라고 꼭 아이 용품과 아이 장난감으로 가득 차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어느 정도는 집안의 일정 부분을 아이의 공간으로 할당하고 아이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정기적인 비움과 물건을 소유할 때의 신중함과 소신만 있다면 충분히 통제 가능한 미니멀한 집이 될 수 있습니다.